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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마케팅/온라인 콘텐츠전략

영화<소셜네트워크>에서 세월호까지 : 공감 콘텐츠 비밀 찾기

by Whitewhale_BM 2014. 5. 5.

1. 영화 소셜 네트워크를 보다


<영화 소셜네트워크-위키백과->

'언젠가 봐야지' 하는 영화가 하나둘씩 있기 마련인데, 제게는 (이제서야 보게 된) 영화 소셜네트워크(2010)가 그랬습니다. 영화 개봉 당시 전 세계 5억 명이 사용하는 어마무지한 인터넷 서비스 '페이스북'은 단연 화제였는데요. 그로부터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꾸준히 성장하여, 전 세계 13억명(2013년 말 기준)이 사용하는 초국가적인 서비스로 우리 곁에 있습니다.


<맥주 한 잔 비우기 전에 차인 마크>

영화 속에서 주인공 마크 주커버그는 자신을 차버린 여자친구에게 존재감을 과시하려고 페이스북을 만들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성이 부족한 마크의 시도는 쌓인 감정과 오해를 풀지 못한 채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마는데요. 


<옛 여자친구에게 페이스북 친구 신청하는 마크>

그럼에도 영화 말미에는 옛 여자친구에게 ‘친구 신청’을 하는 재미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마크는 큰 결심을 한 듯 버튼을 누르고 길게 한숨을 쉬는데요.  비록 마우스 클릭 한 번 뿐이었지만, 관계를 다시 맺고자 하는 마음 속 갈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부분이었습니다.

분명 이처럼 소셜미디어 속 관계도 현실과는 다른 방법으로 관계를 맺을 때가 많은데요. 때로는 단순하고 가벼워 보이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그 속에 '의미'가 있다는 것은 변함 없는 것 같습니다.



2. 세월호를 떠올리다

<출처 : 민가든 님 블로그>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문득 '세월호 참사'가 생각났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죠. 소셜미디어를 통해 사고 소식을 처음 접했던 저는 배가 침몰하던 3시간 여 동안 배의 구조 상황을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 받았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구조에 대한 오보를 확인하며 희망이 절망이 바뀌었을 때의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세월호, 기적을 기다립니다>

사고 발생 19일 째, 아직도 실종자가 존재하는 이 순간에도 그 당시를 생각하면 눈에 눈물이 차오릅니다. 모쪼록, 이 자리를 빌어 희생자와 실종자 유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면서 희생자 여러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미안하고 안타까운, 때론 분한 마음이 드는 것은 누군가 가르쳐 준 것이 아니지요. 다른 사람의 상황을 바라보며, 마치 내 상황인 것처럼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3. 페이스북에서 만난 세월호

대한민국 모든 사람을 충격호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는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모든 이에게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노란리본을 달면서 위로하는 마음을 모으고 그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사건이 주는 개인적 의미들을 공유하고, 사회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성토하기도 했는데요. 사건 이후 지난 시간 동안 페이스북 타임라인에는 이런 글과 반응들이 가득 찼습니다.


<세월호 사건으로 페이스북을 탈퇴한 한 블로거>

그래서일까요. 이로 인해 페이스북을 탈퇴하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페이스북을 타고 삽시간에 퍼져나가는 사실무근의 루머들이나 분노, 비난의 감정적인 글들이 나를 괴롭게 했다" 라고 말한 블로거의 이야기가 예사롭게 들리지 않습니다. 의미와 공감을 잘 찾을 수 없게 된 어떤 시점에서 저 또한 비슷한 감정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4. 소셜미디어의 역설을 만나다

<출처 :  icons8.com>

사람 간의 공통점을 찾아 연결을 돕는 소셜미디어가 오히려 연결을 방해하거나, 끊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역설적입니다. 이렇게 제어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흐름은 비단 세월호 참사 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발생했을 때면 어김없이, 이런 '소통의 빅뱅'이 나타납니다. 그 사회를 이루는 사람들의 생각과 의견, 감정이 고스란히 모이는 공간의 적나라한 순간을 직면했기에, 이런 '불편함'을 느끼게 된 것이 아닐까요.


<블로그에 옛 여자친구의 험담을 쓰는 마크>

이 순간, 영화 소셜네트워크 속 문제아인 마크 주커버그의 블로깅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이별과 술, 그리고 그의 찌질함이 합작하여 만든 '감정배설용' 글은 옛 여자친구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기는데요.

여기서 그가 보완해야 할 부분은 인터넷 예절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상대방에게 '의미'있는 방식으로 말하는 '공감'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불편한 소셜미디어'의 원인은 혹시 이런 공감이 부족했기 때문 아닐까요.



5. 소셜미디어 시대의 공감 콘텐츠를 고민하다


<출처 : Flickr - Ario Gaviore>

콘텐츠, 그리고 이걸 사람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 전략을 고민하는 저에게는 작지 않은 깨달음이었습니다. 관계의 도구로서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듯, 그 속에서 사람들이 만들고 공유하는 콘텐츠는 관계의 매개가 됩니다.

그런데 그것을 보게 될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콘텐츠를 만든다면, 제대로 된 '관계'가 생길 리 없겠죠. "남에게 대접 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황금률처럼, 어쩌면 콘텐츠를 통한 진정한 공감은 감정이 아니라 '생각'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마크에게 충고하는 변호사>

영화 속 한 장면으로 이 글의 끝을 맺어볼까 합니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는 마치 법정영화처럼, 마크의 페이스북 창업에 둘러싼 여러 법적 분쟁의 실마리를 교차 편집으로 보여줍니다. 친구와의 우정이 깨지고, 주변의 불신을 얻게 된 그의 스토리를 모두 들은 한 변호인은 그에게 이런 말을 남깁니다.


"마크, 당신은 분명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 그런데 재수 없어지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이런, 저 또한 마크처럼 실수한 게 없는지 돌아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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